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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상지대에서 배웠습니다 유경미 동문 새글

작성자주은지  조회수47 등록일2026-04-29

상지대에서 배웠습니다

 

여든 번째 주인공은 수어통역사 유경미 동문입니다.

 

생활과학산업학과(가정학과) 95학번 유경미 동문은 대학에 진학하며 

농아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동아리 농우회에서 수어를 배우며 수어통역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이후 1999년 졸업을 앞두고 원주시수어통역센터에 입사해, 현재까지 28년째 수어통역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묵묵히 일해온 유경미 동문은 

지방선거, 원주시의회 의정방송, 세계농아인대회 등 다양한 현장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을 이어왔습니다.

또한 송호대학교, 국립국어원, 연세대학교 등에서 수어를 가르치며

이를 체계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Q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음성언어인 한국어 사용자와 비음성언어인 한국수어사용자 사이에서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한국통역사이면서 사회복지사인 유경미입니다.

199911일에 입사한 원주시수어통역센터가 

마지막 근무지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28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Q2. 수어통역사라는 직업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가장 보람있었던 순간이 있다면?

A)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다양한 소통 방식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같은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인 사이에서도 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어 사용자와 한국수어 사용자가 만나는 상황입니다.

같은 언어권 안에 있으면서도 서로 쉽게 소통하지 못한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 수능 이후 약 2주 동안 수어를 배운 경험이 있습니다

이후 대학에 진학하여 농우회(농아인을 위한 벗들의 모임)’ 동아리를 발견했고

고민하지 않고 바로 입회원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으로 수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수어를 배우면서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청각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했던 

특수학교인 춘천 계성학교를 방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도 학교는 그대로 운영되고 있지만 더 이상 청각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아

현재 강원도에는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학교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곳에서 만난 농학생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지냈는데

그 당시에는 농인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농학교 외에는 마땅히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특수교육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농학교에 입사하는 방법은 없다는 생각으로 

농인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1999년 원주에 농아인협회(당시 농아복지회’)가 설립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대학 4학년 졸업을 앞둔 11일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2000년에 원주시에 지역장애인재활시설인 

원주시수어통역센터(당시 원주시수화통역센터)’가 설치되면서, 그때부터 수어통역사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보람이 있었던 순간을 꼽아보면, 특정한 한 장면이 떠오르기보다는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해내는데 집중했던 시간들이 먼저 생각납니다

취업 후 약 3년 동안은 친구를 만날 시간도 거의 없을 만큼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느꼈던 생각은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저는 특별히 많이 공부한 것도 아니고, 뛰어난 재주가 있는 사람도 아니었는데

단지 음성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였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한국 음성언어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농인들에게는 하나의 지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고

그때 내가 아주 작고 부족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럼에도 이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이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특별한 순간의 보람이라기보다는

그때 느꼈던 마음이 지금까지 일을 이어오게 한 가장 큰 이유가 된 것 같습니다.

 

 

Q3. 힘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었고,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A) 생각해 보면 저는 비교적 단순한 편입니다. 힘들었던 순간은...생각해보면 있기야 했었죠.

하지만 지나보니 그것 또한 저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겨내기보다는 그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묵묵히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겨냈다고 표현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때그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

 

Q4. 향후 계획이나 목표는?

A) 입사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았을 때, 주변의 한 농인이 제게 수어로 

네가 10년을 일하면 내가 차를 사줄게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아마 그때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오래 함께 일하지 못하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셨겠구나

그리고 나는 한번 오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오래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10년을 근무했습니다. 그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일이 조금은 할 만하다고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제가 입사하던 당시에는 장기근속을 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 정년퇴직을 한 분을 찾아보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제 목표는 단순해졌습니다. ‘첫 직장이 마지막 직장이 되도록, 정년퇴직까지 일해보자.’ 

물론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하고, 거창한 계획이 있다기보다는 

매년 작년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진 내가 되기 위해 아주 조금씩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목표가 있다면, 무사히 정년퇴직하는 것정년을 하고 제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감사히 생각하며 쓰여지는 것... 그 정도입니다.

 

Q5. 상지대학교 후배들에게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지금의 시대는 제가 응원을 드리기보다는 오히려 응원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래도 제 경험으로 한 말씀 드릴 수 있다면...

무언가를 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은 너무 오래 하지 마세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미 마음은 하고 싶다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그 일을 내가 잘할 수 있을지, 실패하지는 않을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게 되고

결국 그 두려움이 고민을 길게 만듭니다.

결과가 어떻든 그 과정 또한 소중한 경험이 될 거라 믿고, 그냥 해보세요.

지금의 기회도 바로 지금뿐일지 모릅니다.

그냥 해보세요! 그냥 하세요~~!